rugokim 2022. 3. 13. 14:18

산하리 일기(日記)  07

 

논두렁에서

불쑥 튀어오르는

뱀을 보고

기절하듯 발을 헛딛다

 

명아주,  쑥

이름모를 풀잎들은

뱀이 스쳐가도

뱀이 제 몸에

또아리를 틀어도

의연한데

 

사람인 나는

왜 이렇게 초죽음일까

 

엉겅퀴 한 줄기에게도

허리 굽혀

절하고 싶다

 

 

     - 소망의  강가로 -